이태리 요리를 먹으려면 뉴욕으로 가고 멕시코 요리를 먹으려면 LA로 가라
Serafin
이태리 요리를 먹으려면 뉴욕으로 가고 멕시코 요리를 먹으려면 LA로 가라
養生2022/09/1913:11 8 -
이태리에 가서 이태리 요리가 어디 있냐고 하면, 너 미쿡 촌놈이지 이런 소리나 듣습니다 우하하.
이태리에는 "이태리 요리"가, 없습니다.
토스카나 요리, 롬바르디아 요리, 베네토 요리, 로마 요리, 나폴리 요리 등은 있어도, 이태리 요리는 없습니다.
얼마 전에 일본 특집 드라마에서, 일본에 파스타를 전한 사람이 2차대전 떄 이태리 잠수함을 타다가 어찌어찌 하여 (이태리가 연합군에 넘어가자 이태리 잠수함이 독일에 인수되었는데 아지아에서 활동하던 한 척은 독일까지 갈 수 없어 일본에 인수되었다) 일본에 오게 된 사람이었다고 했는데,
아닙니다. 그건 기억조작입니다.
일본에 파스타가 들어간 건 기록상으로는 1920년대이지만 일부 상류층들이나 유럽경험이 있는 자들만 찾았고 (이 떄 이상하게 조리한 파스타 조리법을 "와후"(일본식) 파스타라 하는데 이런 것도 지금까지 찾는 이들이 있음)
본격적으로 들어온 건 1945년 미군이 일본에 진주하면서부터입니다.
이상하게 일본 진주 미군들 중 이태리계가 많은 편들이었고 이들 중 마피아들도 있었습니다. 마피아와 줄이 있던 어떤 미군이, 일본에 눌러 앉아 최초의 "이태리" 요리점을 차렸는데 이것이 일본에서 "이태리" 요리를 먹게 된 시작입니다.
우리가 아는 "이태리"요리는 , 사실은 "이태리풍 미국 요리" 라 불러야 옳습니다. 한국에서 먹는 소위 "중화요리"가 중국의 그것, 심지어 제일 비슷하다는 산동성의 그것과도 크게 상관어 없어진 것과 같습니다.
이태리는 1870년까지 각 지역이 독립된 나라였으며, "통일" 후에도 경제 중심지가 로마가 아닌 북부지역이다 보니, 경제중심지가 도쿄라서 무조건 도쿄에 와야 하는 일본과도 또 다르게 진화하였습니다.
북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지금도 사실 다른 나라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이질적입니다 .
그러나 미쿡에 오고 나니 지역이 달라도 (아무래도 가난한 남부 쪽에서 더 많은 이민자들이 왔습니다.) 이태리어 구사자들은 서로 모야 살게 되다 보니, 이들이 미쿡인 상대로 좀 싼 식당을 열게 되면서,
(고전 영화 "초원의 빛" 이라는 1961년작을 보면, 대공황 직전인 1929년 주인공 워런 베이티가 예일대에 진학하여 처음으로 이태리 음식을 먹는데 그 전까지 그는 그런 걸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으로 설정되었습니다. 나의 이런 쪽의 연구는 흰둥이들도 거의 하지 않은 것이므로, 반론을 제시하여도 나는 씹습니다. 즉 이 때까지만 해도 이태리 음식은 점잖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아니었다 이런 인식이었고 대공황 떄 그나마 역시 빈민용 음식이던 중국음식 (이 때 먹던 "찹수이" "에그푸영" 같은 음식은 지금 미쿡에서 아주 시골이 아니면 취급하는 곳도 없어요) 보단 그래도 백인 음식이라 낫다 해서 피자가 대중화된 것이고 이 피자는 이태리에서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음식입니다.)
미쿡은 이태리 요리가, 뉴욕식, 필라델피아식, 피츠버그식, 시카고식 등 이들이 거주한 도시에 따라 미묘하게 다르게 진화되었으나, 필라델피아(피츠버그 포함)나 시카고는 현저하게 퇴락했기 때문에, 그나마 아직 돈이 도는 뉴욕식이 제일 낫다고 봅니다.
(시간 나면 old style american style food에 대해서도 논하겠습니다. 한꺼번에 너무 마이 논하면 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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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다큐를 보니, 입양아 출신의 모랄레스 (한국명 김XX)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진짜 메히코 레스토랑을 냈다고 자기 레스토랑에서는 또르띠야를 직접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또르띠야는 메히코 요리에서 무엇을 싸 먹는 평평한 떡/빵 같은 건데 (빵의 개념으로 더 쓰는 것 같았습니다), 밀가리로 만들 수도 있고 옥수수가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는 취향마다 좀 다릅니다. 메히코라고 해서 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모랄레스는 에라이 쪽의 메히코계 가정들을 돌아 다니다 마약혐의로 한국에 추방되어, 배운 도적질이라고 제대로 메히코요리를 하는 데가 없는 한국에서 (메히코인들이 들어와 식당을 한 예는 있는데, 얘들이 근무태도가 좋지 않아서 음식을 대충대충 하다가 망해 나가고 이런 게 계속되었다 합니다) 메히코요리를 제대로 한다고 해서 약간 유명해진 모양인데,
모랄레스는 미쿡에서 추방되어서 다시 미쿡 입국은 못하지만, 미쿡을 거치지 않아도 메히코는 갈 수 있는데 메히코 한번 가 보기나 하고 정통 메히코 요리라 자칭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동 메히코 요리는, "없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중앙집권제가 있어서 그래도 수도에서 먹는 음식이 그 나라 음식이다 라는 인식이 있는데,
메히코는 씨우닷 데 메히코 (멕시코시티) 이 있기는 하나, 그곳의 음식이 메히코를 대표하지는 않아요.
원래부터 메히코는 치안이 좋지 않은 관계로, 상류층들은 외식을 하기보다는 서로 돌아가면서 상대의 집에서 식사를 하는 그런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즉 문화 자체가, 상류층은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고용인들을 시켜 만들어 먹는다는 게 박혀 있습니다.
더우기 메히코의 상류층들이 에스빠냐 계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계통들도 있고, 이들은 역시 자기들과 비슷한 사람들하고만 친교하면서 집에서는 자기들의 문화에 맞는 음식만 처먹다 보니, 메히코 전통 고급 요리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메히코인들의 주식인 또르띠야는, 집에서 만들지 않고 또르띠야 공장에서 사 오는 것이, 이미 16세기부터 전통적으로 박혀 있습니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우마차가 또르띠야를 배달했겠지요.
또르띠야라는 게 본래 북부에선 먹지 않고 (메히코 북부는 미쿡과의 교류로 인구가 늘었지 본래 인구가 아주 적었음) 남부에서 먹던 음식인데, 북부에선 옥수수를 재배할 환경이 안되어서 밀가리로 또르띠야를 만들었다 합니다.
모랄레스는 이런 메히코 정통 문화를 알 일이 없었을 것이니 또르띠야라는 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몰라서 자기 식당에서 또르띠야를 만든다고 자랑한 것입니다. 이는 미쿡에 있는 스시집에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식당 뒤뜰에서 쌀을 길러서 밥을 짓는다 이런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소리입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어떻게 메히코 식당들이 또르띠야를 수급하는지 잘 모르므로 자체 제작도 말이 되는 이야기가 될 수는 있음.)
메히코 요리도 기실 텍사스에서 일단 미쿡식으로 변형된 텍스-멕스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메히코 요리입니다.
실제 미쿡에서 일하는 멕시칸들을 보면, 꼭 메히코 요리만 처먹는 거 아닙니다. 햄버거도 잘 먹고, 이따금씩 동양음식 (그래 봐야 데리야끼지만 - 데리야끼도 일본에서 유래된 데리야끼와 미쿡의 데리야끼는 대단히 차이가 있습니다),
돈이 없을 때는, 프리토레이에서 나온 칩 한 봉지 (도리토 칩, 치토스, 콘칩 같은 거), 혹은 치차론 (돼지껍데기튀김) 이게 한 끼입니다 우하하. 물론 콜라나 하리토스(멕시코식 소다) 같은 건 존나 처마십니다. 이 사람들은 이빨 썩는 거 같은 건 신경 안 쓰는 문화가 있어서 실컷 처마십니다.
즉 상류층들은 자기들끼리만 어울려서 본래 내려오는 문화의 요리를 처먹고, 중류층들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패스트푸드들을 먹으며, 하류층들은 손에 잡히는 건 다 처먹기 때문에, 정통메히코요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 메히코시티에 가서 메히코 정통 고급요리를 찾던 사람들은 실패했습니다. 메히코 정통 고급요리라는 것 자체가 없는데 그걸 어디서 찾아요? 다만 미쿡계자본에서 이런 사람들을 위해 그런 컨셉의 식당들을 차리긴 했습니다. 몽골에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몽골리안바베큐(대만의 누가 만들었다는데, 쉬운 말로 볶음우동인데 뜨거운 철판에 돌려 가면서 익히는 컨셉으로 제법 미쿡에서 지명도가 있었음) 를 중국인 누가 울란바토르에 차려 노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돈 좀 있는 미쿡인들이, 데낄라 마실 데를 찾다 보니 미쿡요리도 아니고 메히코요리도 아닌 혼종요리를, 고급메히코요리라고 간판을 붙여 파는 것이 고급메히코요리의 실체이니, "정통" 메히코요리를 먹으려면 에라이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