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세계대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0.08.02 BBC의 흑역사이자 영국판 엄복동, 단안경 반란자.
歷史, history2020. 8. 2. 22:23

지금 이 시점에서 언론 신뢰도가 추락한 KBS, MBC에 비해서 수신료 값을 제대로 하고 아예 민족정론지라고까지 추앙받는 BBC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BBC는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공영방송사이나 이런 BBC에도 흑역사가 있는 법. 1986년 BBC에서 있었던 한 드라마의 논란에 대해 알아봅니다. 

 

퍼시 토플리스(Percy Toplis 1896년 8월 6일 - 1920년 8월 6일).

우선 드라마의 소재 대상이었던 한 인물에 대해 알아봅니다. 퍼시 토플리스라는 인물은 일개 병사 신분이었고 범죄자이기 까지 합니다. 아마도 국내에서 소개하는 글은 이게 최초일 겁니다.

퍼시 토플리스는 1차 세계대전 이전에 삶은 스코틀랜드에서 전형적인 양아치처럼 살다가 기차표 없이 열차 무단 탑승으로 금고형 10일 받았고, 1912년에 15세 여아 강간 미수 혐의로 징역 2년 선고받고 1914년에 출소했습니다. 이후 1915년 육군 의무대로 입대한 후 들것병으로 갈리폴리나 이집트로 배치되었지만 말라리아에 걸려서 다시 영국으로 보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인간은 1917년 인도 주둔군으로 배치받기 바로 전에 육군 대위의 군복을 훔쳐서 장교 사칭을 하고 당시 영국에서 호화 건축물이던 블랙웰을 공개적으로 방문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방문으로 지역 신문에 실리게 되는데 이 기사는 경찰을 속이기 위해 사용되었다는데요. 이때 부터 오만가지 범죄 행각을 드러냈습니다.

1918년 사기죄로 다시 한번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다시 영국군에 입대하는데, 이번에는 육군 대령의 정복을 훔쳐서 보급품을 팔아먹거나, 위조서류를 만들어서 장병들의 월급을 횡령까지 하게 됩니다. 물론 토플리스 본인은 후방에서 여자랑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20년 4월 24일에 택시 운전사를 총으로 살해하여 덜미가 잡히고 말았고,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여기까지 그는 군납비리와 장교 사칭 및 각종 범죄를 저지른 영국의 범죄자입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 이 작자를 어떻게든 미화시킬 수 없을 겁니다.

 

오히려 영화 '더 캡틴'의 빌리 파울 헤롤트처럼 장교 사칭을 통해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과 적당히 각색을 하면 그럭저럭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시 영국의 좌파들은 이걸 성공시켰습니다.(?)

 

바로 "The Monocled Mutineer"라는 BBC의 드라마입니다. 제목은 장교를 사칭할 때 항상 모노클을 끼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시작은 1978년, 이 드라마의 원작인 윌리엄 앨리슨(William Alison)과 존 페어리(John Fairley)가 쓴 "The Monocled Mutineer"라는 책을 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책 내용은 사실 토플리스는 1차 대전 당시 영국의 군사반란인 에타플 반란을 일으킨 주요 인물이고, 영국 정부에게 탄압받은 인물이라는 의혹을 재기해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당연히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저자가 에타플 반란 참여자라는 딱지 외에는 없지만, 이후 토플리스를 다룬 연극이 나오는가 하면, 아예 BBC가 1986년 직접 드라마를 만들어서 논란의 정점을 찍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는 토플리스를 억압적인 군부에 맞서는 노동자 계급의 영웅(?)으로 미화시켰습니다. 당연히 드라마 1회 방영부터 존 키건 및 참전 용사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보수 언론에서 융단폭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PD는 "응 이거 다 사실이여~ 꼬우면 보지 말든가~"식으로 대응해서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부어서 더더욱 악화되었고, 고증 담당을 하던 역사학자도 '이건 오류투성이다.'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이 드라마는 망했습니다. 결국 논란 끝에 육군 기록을 펴내서 '에타플 반란 기간 동안 토플리스의 부대는 인도에 있다'로 팩트폭력을 가해버렸습니다. 하지만 BBC와 좌파 추종자들은 '그럼 그때 토플리스는 없지 않음?'이라고 반박하지만 위에 써져있는 탈영 기록으로 이 주장은 그냥 개소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드라마 하나 때문에 BBC는 기소되어서 법적 제재받았다고 합니다.

이때 당시에는 마가렛 대처 집권 당시에 BBC가 특히 좌경화가 심했다고 합니다만, 정치가도 아닌 범죄자를 이렇게 미화시키고 법적 제재까지 받은 점에서 명백한 흑역사입니다.

이해가 쉽도록 대한민국으로 현지화하면 이렇습니다. 해방 이후 각종 범죄로 징역 살다온 양아치가 국방경비대로 입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국군 창설 당시에도 장교 사칭을 하면서 범죄를 저지르고 6.25 때 군수품을 팔아먹는 비리를 저지르다 결국 휴전 이후 총격전에서 사망합니다. 그리고 70년 뒤 M모 방송사에서 여순 반란의 주동자이자, 독재정권에서 탄압받은 비국민이라는 식으로 역사왜곡 드라마를 만듭니다. 

+

제목 수정했습니다. 지금보니 영국판 엄복동이네요.

---

에타플 반란 : 1917년. 사기가 바닥난 상태에서 가혹한 훈련을 명령하자 일어난 반란, 니벨 공세 이후 프랑스군 상황을 생각하면 편합니다.

'歷史, hi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페인 팔랑헤 민병대 계급  (0) 2021.06.20
미국의 중화민국 배신 과정  (0) 2020.07.25
Posted by 李蘭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