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won/goola2024. 6. 13. 22:46

사랑없이 결혼할 수 있느냐?

나의 가족들이나, 내가 여러 곳에서 본 바에 의하면,

'네'입니다.

우리 집안의 모토는 우리 집안에 연애결혼은 없다 였습니다.

어려서부터 들었습니다.

황순원의 단편 '별' 에서는, (1941년)

주인공 소년의 누나는 어느 남자와 연애를 하지만,

결국 평양 어느 사업가의 막내아들과 결혼을 하는데,

얼마 안가 죽습니다. 왜 죽었는지 아무 설명 없이 그냥 죽었다고 나왔습니다.

여기서 소설 한 편이 나올 수도 있으나 소설은 소년의 성장을 다룬 것이므로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 없이 끝났습니다.

내가 볼 떄는 사망 원인 없이 죽은 건 안 좋은 일을 당한 것이고, 그 시절에는 부잣집에서 일어나는 일에서는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내가 할 말이 여러 개 있지만 하지 않습니다.)

뭐 누나의 옛남자가 찾아 왔는데 남편이 알고 두들겨 패다가 촛대에 머리가 깨져 죽었는지 그랬겠지요 우하하.

벙어리 삼룡이 같은 소설의 시대적배경을 지금 사람들은 이해 못하는데 막말로 주인이 삼룡이 떄려 죽여도 순사가 오면 기생집 한번 대접하면 끝이었어요 우하하.

어쩄든, 이 시절에도 연애 따로 결혼 따로 이런 패턴이 굳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정화수 떠 놓고 어쩌고 하던 건 6.25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것도 없던 시절의 일이고, 그 시절에도 신분차라는 게 있어서 1956년 '청실홍실' 이야기가 나왔고 그 이야기를 전에 제가 논하기도 하였습니다.

http://goola.blog.fc2.com/blog-entry-816.html

5년 전 쓴 '인간실격' 이란 글입니다. 물론 이 글의 주인공도 사랑 없이 결혼했고 아내가 원래 미치지 않았으면 그럭저럭 잘 살았을 겁니다. 본래부터 장모의 집을 노리고 결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결혼을 안 했지만 그것은 제 인생의 특수성 떄문이지 굳이 안 하고 싶어서 안 한 건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다 이렇게밖에 말 못합니다.

정신 없는 녀자와도 살 수 있고, 마음이 딴 데 있는 녀자와도 살 수 있다는 거이 나의 지론입니다. 기본적인 의무만 해 주면,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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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않아도 내가 이런 지론을 갖고 있는데 얼마 전 어떤 사람과 이야기할 일이 있었습니다. 편의상 R이라고 하겠고, 나이 인종 등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R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친구들이 MGTOW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이야기하는데 어떤 사람의 비디오 (저는 누군지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를 보니까 녀자들이 다 나쁘다 이런다. 그런데 그 말을 한번 하는 게 아니라 주야장천 한다 . 이것의 모티브는 무엇이냐?

나: 녀자들이 다 나쁘다고 보는 것 자체가 녀자들과 소통이 되지 않아서이다.

R:: 자신의 문화에서는, 결혼은 그저 후세를 낳기 위한 것일 뿐이며,

아내에게 아-모 기대도, 아-모 희망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왔다.

물론 녀자들이 좆같이 구는 경우가 많지만,

기대를 버리면 그럭저럭 살 수 있는 게 아니냐?

나: 그런 남자들은 대개 엄마들이 오냐오냐 키운 경우가 많다.

남편이 살갑게 대해주지 않으니 자식을 과잉보호(spoil. 한국어로는 적당히 옮길 개념이 없어 과잉보호라 하였습니다.) 했고,

그런 남자들은 세상 녀자들이 다 엄마 같은 줄 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다 해 주기를 바라는데 그래서 관계가 되겄나?

R: 결혼은 이런저런 조건이 맞아야 하고 이것저것 따지지 말아야 하는데 적지 않은 서양 남자들은 녀자들이 자기에게 뭘 해 주길 바란다(나의 주: 이는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 .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기본적인 것만 추구하며 그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배우자에게 바라는 거이 너무 많다.

나: 그 모든 건 어머니들의 잘못이 크다. 부부간의 관계가 나쁘면 어미는 아들을 대리 배우자로 생각하고 일본에서도 그 폐해가 컸다. 네 말대로 부부라는 것은, 최소한의 선만 유지되면 어느 정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쪽이 남자에 맞출 생각이 없으면 아예 결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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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입니다.

배우자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는 것이고,

그것도 해 줄 수 없다면 결혼을 안 하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든지 관심이라든지, 대화라든지, 그런 것을 아예 포기하고 살면,

어떻게든 살아 진다는 거이 결혼을 안 한 나 PKwon의 말이었습니다.
 
  • 2022-01-31(1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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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李蘭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