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won2023. 11. 12. 21:56

김수영 - 풀

김수영-풀 전문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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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은 도쿄상대 (현 히토츠바시대) 에 입학했으나, 징병을 피해 도주하여 졸업은 하지 못했습니다.

히토츠바시대를 졸업한 조선인은 많지 않은데 그 중 한 명은 윤기중입니다. 윤suck열의 부친.

어쨌든, 김수영은 이후 어디 자리잡지 못하고 제 잘 난 맛에 살다가, 죽을 때도 자존심 떄문에 죽었습니다.

김수영은, 1968년 6월 15일 글을 출판사에 갖다 주고, 출판사 편집장과 이병주 (제가 자주 이야기한 작가 이병주 맞음) 와 술을 마셨는데,

김수영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이병주가 집까지 태워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김수영은 제잘난 맛이 있었기 때문에, 작가출신이 아니고 언론인 출신으로 상업적인 글만 쓰는 이병주를 경멸했습니다.

그래서 이병주가 태워다 주겠다는데도 싫다고 하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다가,

내렸는데 길을 못찾고 헤메다가 다른 버스에 치어 죽었습니다.

김수영의 시들 중 제일 잘 알려진 것은 위으' 풀' 인데, 민중의 조용하지만 끊이지 않는 저항을 노래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김수영이 죽던 날 편집장에게 넘긴 원고들 중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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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좌파 웹진인 시대소리에도 잠깐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뭐 좌파 사상 떄문이 아니라 제 식견이 필요해서 초빙 되었던 건데 오래 있지는 않았습니다.

적지 않은 대변혁 계획이나 기타 여러 계획들 (월요일에 글 하나 씁니다.)

(참고로 나는 윤이 대통령 되는 것에 대해 일체 관심 없으므로 그에 대한 글은 안 씁니다.)

이 잘 안 되는 게,

민중들의 머리가 너무 깨였습니다.

물론 개돼지들은 아직도 많지만, 수많은 중, 하층민들이,

이너넷이라든지 SNS 등 시청으로 머리들이 전보다 상당히 깨인 자들이 많아,

위에서내려 보낸다고 다 받아 들이지 않아요.

이 사실을 상류층들, 정책결정자들은 잘 모릅니다.

내가 가치가 있는 것도 나는 인생의 여러 경험으로 그런 사실을 알기 때문이고 중 하층민들의 사고를 간파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솔직히 말해 못 살아남았습니다.

물론 제 인생에 굴곡이 없었으면 저도 윤suck열같은 라이프스타일이 되었을 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되지는 않았으니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하지 않았겠습니까? 하하.

수많은 민중들이 잘 따라가는 것 같아도, 불만은 있으나 조용히 말 없이 사보타지하는 것이고 이를 위에서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 같은 사람이 이런 걸 알고 잡아 내야 하는데 나 같은 사람이 많이 멸종했어요. 아니면 위로 올라갔거나.

제가 본 바로는, 대충 1960년경에 태어난 세대, 지금 60대초반들이 사실상 마지막 '다리 세대' 입니다. 그 이후는 분리가 많이 되어서 더 이상 서로간의 공감이 없이 이해할 수 없게 되므로 위에서는 아래에서 하는 짓을 알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나는 성장과정의 특이함 때문에 60년경에 태어나진 않았지만 이해하는데, 내 세대 밑에는 없어요.

이런 걸 이해하지 못하기 떄문에 위에서의 여러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겁니다.
Posted by 李蘭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