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won/goola2023. 10. 6. 00:39

누라리횬 2 - 왜 가문의 위기가 와도 막지 못하는가

전에 누라리횬 이야기를 했는데,

족보도 가문도 없는 누라리횬이 요괴계의 총수 자리까지 올랐고, 그 때는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미토 고몬 같은 력사적 인물들과도 교분을 쌓는 등, 명사로 자리 매김 하면서,

도쿄도 교외의 어느 곳에 대저택을 세우고 수만 명의 요괴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며 살았다 라는 만화입니다.

그러나 저주로 인하여 요괴들과 혼맥을 맺지 못하고, 인간들과 혼맥을 맺으면서, 누라리횬의 외아들 누라리한이 인생 말년에 대를 잇기 위해 어디서 줏은 야쿠자의 딸에서 손자 리쿠오를 낳으면서 가문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누라리횬은 저주로 생식능력을 잃었음)

누라리한이 자식을 낳은 야쿠자의 딸 와카나는 당연히 아무 발언권도 힘도 없으면서 공기화되는데 이 시점에서 누라 리쿠오의 모든 육아와 교육은,

누라리횬의 시녀였던 설녀 세츠라의 딸인 츠라라의 손아귀에 떨어집니다.

다시 말해 츠라라는 리쿠오의 양어머니와 다를 바 없는 존재다 이 말씀입니다 (다만 요괴의 수명은 인간의 10배이므로 100살 이상 나이가 많아도 리쿠오와 비슷한 나이로 보여짐)

그리고, 잘나가던 시절에는 수만명의 요괴를 거느렸지만, 리쿠오가 성장할 시점엔 모든 안전장치들이 다 박살난 상황이고, 남아 있는 핵심요괴들 중 츠라라를 막을 만한 능력이나 전략을 가진 자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리쿠오의 생모 와카나는 요괴도 아닐 뿐더러 츠라라보다 훨씬 어리므로, 츠라라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더우기 누라리횬은 가문이 없어, 소리소문 없이 츠라라를 제거해 버릴 주변세력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츠라라를 이 집에 들였을 경우 생겨날 사태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츠라가 맨손으로 츠라라를 누라리횬 집에 신세지라고 보냈을 때에 아무도 내쫓지 않았습니다. 누라리한은 세츠라에게 빚이 있었으므로 매몰차지 못했다 할지라도, 누라리횬은 그 자리에서 츠라라를 죽이라고 명령했어야 하는데,

그 시점만 하더라도 누라 가문의 힘이 고강하여 츠라라 따위는 별 위협이 안될 것이라 보았기 때문에 별 신경쓰지 않앗던 것입니다.

애당초 가문을 먹을 야심이 있던 자의 핏줄을 얼쩡거리게 한 것 부터가 누라가문이 망하기 시작한 원천이 되는 것이지요.

츠라라가 100년이상이나 야심을 숨기고 있었고, 가문의 힘이 약해지고 누라리횬도 노쇠해지니, 아무 힘 없는 생모 와카나보다 츠라라기 힘이 더 세어진 순간 이야기는 끝난 것이지요. 츠라라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히데요시의 정실 오네 (키타노만도코로) 를 우대하여 히데요시가를 분열시킨 것처럼, 아무도 상대 안해주는 와카나를 높여주는 척 하여 (자기보다 100살이상 어린), 리쿠오의 생각을 분열시킵니다. 그리고 자신의 조직까지 만들어서 (일본 야쿠자들은 대두목 밑에 자기들의 새끼조직을 만드는 경우가 많음) 유사시에 대비합니다.

결국 마지막 싸움에서 리쿠오가 모든 정기를 빨리고 목숨만 건진 폐인으로 돌아오니, 츠라라는 리쿠오를 끌어오는데 누라리횬은 이를 제지하지 않습니다. 즉 누라리횬도 사실상 인정햇다고 보아야 합니다. 누라리횬도 싸움에서 거의 죽을 뻔하다 겨우 살았기 때문에 될대로 되라가 되어버린 탓입니다.

누라가문은 창업주 누라리횬의 생전에 결국 멸망하고, 누라가문에서 츠라라가문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예상수명 천년의 츠라라는 150년을 이미 살았어도 예상수명 250년인 리쿠오 (1/4만 요괴이므로 요괴수명 1000년의 1/4) 보다 600년을 더 살게 되니, 리쿠오와의 사이에 자식을 낳더라도 그 자식은 600여년만 살게 되므로 오히려 자식보다 더 오래 살게 됩니다.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누라리횬이 죽으면 다들 츠라라의 명을 따르지 리쿠오의 명을 따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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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을 세우는 데에는 엄청난 공력이 들어도,

망하는 건 개미구멍 하나로 무너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애물을 만들어 두지만,

죽은 후 어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Posted by 李蘭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