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용한 서술들은 캡처를 할 수 없어서 전부 수기로 적은 걸 옮긴 것이니 실제 서술과 차이가 있다.
32사단 신교대 훈련소에서 읽은 책. 왜 군대에 정치학 서적이 있는지는 굳건이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이 책은 쓴 연도는 2016년. 그러니까 도널드 트럼프 경선과 브렉시트 때 쓴 책이다. 2019년 10월에 번역되었다. 인터넷 기사처럼 쉽고 빠르게 잘 읽히는 편이다.
제목 그대로 포퓰리즘을 설명하는 포퓰리즘의 입문서이다.(저자는 포퓰리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고, 포퓰리즘의 간략한 정리, 포퓰리즘의 역사, 그리고 서유럽 포퓰리즘 정당의 사례, 영국 브렉시트, 미국 대선, 전 세계적 상황 정리가 있는데 대부분의 분량은 서유럽 포퓰리즘 정당 이야기밖에 없다.
저자는 특이하게 포퓰리즘에 관해 두 가지 정리를 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포퓰리즘에 대해서) 첫 번째 정의는 고정적인 지지기반을 넘어, 폭넓게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정치 스타일을 포퓰리즘으로 취급한다. 예를 들면 포퓰리즘을 정치 지도자에 의한 정당이나 의회를 우회하며, 유권자에게 직접 호소하는 정치 수법...(중략) 또한 국민에게 호소하는 수사를 구사하여 변혁을 추구하는 카리스마적인 정치 형태, 그리고 포퓰리즘 정치가란 지금까지의 정치형태에 변화를 시도하고 신선한 정치 수법을 사용하여, 국민에게 폭넓게 주장하는 것에 성공한 지도자들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나카소네, 영국의 대처, 프랑스의 사르코지,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가 있다.
P34
두 번째 정의는 '국민'의 입장에서 기성정치나 엘리트를 비판하는 정치 운동을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즉 포퓰리즘이란 정치변혁을 목표로 하는 세력이 기성 정치권력 구조나 엘리트층을 비판하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여 그 주장의 실현을 목표롤 하는 정치 운동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엘리트나 '특권층'과 '국민'의 양자 대립을 가정한다. 그리고 변혁을 목표로 하는 세력이 '국민'을 '선'이라고 하는 한편, 엘리트는 국민을 무시하는 존재하는 '악으로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국민전선, 오스트리아의 자유당이 있다. 이점에서 프랑스 사상가 츠베탕 토도로프(Tzvertan Todorov)의 지적은 매우 흥미롭다. 그에 따르면 포퓰리즘이란 전통적인 우파나 좌파로 분류 가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래'에 속한 운동이다. 기성정당을 우도 좌도 통틀어 '높은' 존재이다.
P35
저자는 두 번째 정의를 의견을 두고 있다.
그리고 포퓰리즘 정당이 개혁의 희망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포퓰리즘 정당이 직접 개혁을 하는 게 아니라 기성 정당에서 포퓰리즘 운동을 억제하기 위해 그들의 정책을 일부 수용하는 거다.
예전에 포퓰리즘은 소수파 지배를 무너뜨리는, 실제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해방운동으로 출연하였다.
P32
이는 포퓰리즘의 어원이 된 미국의 인민당(책에서는 국민당으로 번역됨.)에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포퓰리즘은 일종의 노동운동으로 출발했는데, 미국의 인민당은 19세기 말에 창당된 정당으로 부패한 기성정당으로부터 양당제를 깨트리겠다고 출발하였는데, 그 결과는 1892년 선거에서 하원의원 10명, 주지사 3명, 대선에서는 8.2% 정도의 득표율을 받았다. 하지만 기성정당은 위기감을 느끼고 인민당의 정책을 일부 수용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결국 인민당은 1908년에 사라진다. 또 다른 예로 빈부격차가 심각한 남미의 이야기가 있는데 페론주의는 유명하니 생략한다.
흥미로운 것은 유럽의 포퓰리즘은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것인데, 유럽 포퓰리즘의 시작은 90년대 이후 시작된다는 점. 이전까지 유럽은 포퓰리즘을 미대륙의 후진적인 정치 문화 정도 취급했다는 것. 그리고 90년대 이전 유럽의 정치는 냉전 질서에 따라 한국과 비슷한 양당제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현대의 포퓰리즘 또한 '해방과 억압'이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P33
현대의 유럽 포퓰리즘 정당 또한 해방운동 요소가 있는데, 해방은 냉전 종식 이후 좌우 대립이 종결되면서 정책적으로 별 차이 없게 되자 기성정치와 엘리트주의로부터의 해방이고, 억압은 반이민과 반이슬람을 말하는 것이다.
"일본인에게 민주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국민에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정치에 좋지 않으며, 정치가 좋지 않으면 일본도 좋지 않다."이 발언을 한 사람은 당시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 도루였다. 이 발언에 이어 그는 "주민이 실제로 주민투표를 경험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P31
특히 현대 포퓰리즘의 특징은 이들은 겉으로 나마 '민주주의'를 수용하는 것이다. 내각제 국가라면 더더욱 직접선거, 국민투표를 주요 정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것을 리버럴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극우로 분류되는 프랑스 국민연합이나 독일 AfD도 반이민, 반이슬람 주장도 단순히 인종차별이 아니라 '이슬람교는 인권탄압, 여성차별, 샤리아법 등으로 서구 민주주의 문화를 위협하기 때문에 반대한다'이다.
그리고 포퓰리즘 정당의 당내 쇄신과 변혁 과정을 보면 천재적이라 볼 수 있는데, 프랑스 국민전선, 벨기에 VB 같이 역사가 좀 있는 정당들은 초기 이념들은 반민주주의, 반유대주의, 네오파시즘 등 까놓고 말해 나치향우회 수준밖에 안 되는 군소 정당이었다. 하지만 마린 르펜 등의 후기 당 대표들은 당내 극우적 인사들을 출당시키거나 비주류 만드는 등 인적 청산을 하거나 젊은 인재 영입, 기성정당 비판에 대한 수준 높은 언변 능력, SNS, 매스미디어의 적극적 활용, 카리스마적 지도자 등으로 지지율을 높이고 이미지 세탁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유럽의회가 이러한 포퓰리즘 정당의 선전장으로 전략한 것도 언급되고, 직접민주주의가 이루어진 스위스 조차도 포퓰리즘 정당이 나와서 고정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언급된다.(책 표지도 스위스 인민당이 낸 포스터이다.)
포퓰리즘은 교통수단, 의사소통 수단의 발달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최초의 정치운동이었다.
P69
특이했던게 네덜란드와 서유럽 소국들에서 버추얼 정당(버튜버가 아니다.)이라는 1인 정당이 성행한다는 것인데, 현대 정당 시스템은 엘리트주의적인,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과두정이라고 비판하면서 당원이 당 대표 포함 1명밖에 없으며, 오직 유튜브를 통한 선전을 통해 지지자를 모은다. 그리고 버추얼 정당에서 당선시킨 인물들도 일종의 지지모임 소속이라 엄밀히 말하면 무소속이다. 그리고 같은 포퓰리스트 사이에서 당 독재를 막기 위해 당원 가입을 요구하지만 말빨에서 털리고 지금도 1인 정당임. 놀라운 건 이런 정당이 네덜란드 여론조사에서 2위 먹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성정당이 포퓰리즘을 운동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도 다양한데, 기성정당이 언론을 총동원하여 패싱 하는 방법이(인터뷰나 토론 방송에서 출연을 못 하게 하는 것) 있는 데, 효과는 확실한데 이 경우 포퓰리즘 정당의 피해자 코스프레 명분을 제공하거나 유권자들의 분노를 제공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다른 경우로 기성 정당이 포퓰리즘 정당의 정책 일부 수용한다거나, 아예 연정을 통해 연립정권을 만들어서 포퓰리즘 운동을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총 4가지인데 마지막은 기억이 안 난다.
2020년에 쓴 도서 후기인데, 덧붙이자면 이 책은 소수정당이 거대기성정당으로 부터 살아남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나는 소수정당이나 청년정치 운동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편인데, 만약 이 책의 과정들을 그대로 적용한다 치더라고 한국에서 이러한 포퓰리즘 운동은 대가리가 깨졌다 깨어나도 불가능이라 판단한다. 우선 한국의 정당법은 정당 등록을 위해서는 수도에 중앙당 사무실을 열고, 광역자치단체에 5개의 시도당 사무실을 열고 여기서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하고 200명의 정당 발기인을 모아서 발기인대회를 열어야 창당된다. 당연히 이러한 정당법은 결국 창당하는 건 정치자금, 지역, 인맥 등을 갖고 정치인이나 지역 유지 등이 창당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자금법은 빡빡한 편이다.(통칭 오세훈법이라는 그 법) 출판기념회를 열어 책팔이 하는 것도 몇 안되는 로비 수단이기 때문이며, 불법 정치자금 받다 아파트에 투신한 진보 의원도 있는데, 아무런 기반도 없이는 코인질을 해서 모을 수 있는 것도 아닌게 정치자금이다. 당장 트위터 계정만 설정딸치고 남은채 창준위에서 대가리 깨진 청년정당들이 차고 넘친다.
여기서 한국의 대안우파나 좌파들은 99%는 인식하지 못할 사실인데, 이런 포퓰리즘 정당들은 지역 기반을 갖고있는 엄연한 지역정당이라는 사실이다. 가령 일본 유신회는 간사이 지방의 지역정당이고, 벨기에 VB는 플런데런 지역정당이고, 독일 AfD도 구 동독 지역에 기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도권 위주의 활동과 지방 천대 현상은 정당인 입장에선 정치적 자살행위다. 그럼 수도권 지역 정당을 노리면 되는 거 아니냐 싶은데, 수도권은 원주민이 소수고 유목민이 다수인 유목 도시이고 이미 기성정당의 잔당인 바른정당과 그 후신인 바른미래당이 이걸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요약
1.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바꿔야한다. 이거 못 하면 포퓰리즘 운동은 걍 대가리 깨지고 끝남(1)
2. 지역기반을 잡고 확실히 우리가 남이가를 시전하라. 이거 못 하면 포퓰리즘 운동은 걍 대가리 깨지고 끝남(2)